감동이란 이름의 착시
감독: 황동혁
출연: 김영철, 다니엘 헤니
장르: 드라마
개봉일: 2007년 9월 6일
러닝타임: 105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22년 만에 한국에 왔습니다. 아버지를 만나러...
내 이름은 제임스 파커. 한국이름은 공은철이고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입양되었습니다.
화목한 가정에서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절 낳아준 친부모님에 대한 그리움만은 떨쳐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한미군에 지원해 한국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22년만에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당신에게 하고 싶어 처음 배운 말 "사랑합니다"
22년 만에 처음 만난 나의 아버지는 사형수였습니다. 하지만 그를 미워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날 세상에 있게 해준 유일한 분이니까요.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함께라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직은 어색하지만 언젠가 용기를 내어 그에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래도 당신은 나의 아버지입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질투라도 하듯 아픔의 시간은 빨리도 찾아왔습니다.
아버지가 사형수라는 사실보다, 언제 이별할지 모른다는 상황보다,
그가 나에게 숨겨두었던 진실은 더 아프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당신이 누구든, 무슨 일을 저질렀건 이것만은 꼭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또 영원히...
당신은 나의 아.버.지.입니다...
실화는 그렇게 따뜻하지 않았다
영화 '마이 파더'의 모티브가 된 '윤영수 사건'은 사형수와 양아들로 맺어진 미군 병사 애런 베이츠의 실화입니다.
1979년 한국에서 태어난 애런 베이츠는
어린 시절 한국에서 미군 부대 인근에 버려졌다가 5세 때 미국 가정에 입양됩니다.
성인이 된 후 친부모님을 찾기 위해 2002년 한국으로 와 미국 공군 병사로서 한국에 주둔 중이었는데
생모는 찾지 못했지만 한 남성이 '네가 내 아들'이라고 주장하며 나타났습니다.
그 남성은 바로 사형수 윤영수였는데 친부임을 자처했습니다.
윤영수는 1992년 대전에서 발생한 모녀 살해 사건의 범인으로
강도 목적으로 두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은 사형수입니다.
체포된 후 청송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며 기독교에 귀의했다고 주장했으며
수감 중 다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회개와 속죄를 언급하며 "자식에게는 아버지로 남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애런은 윤영수를 면회하며 점차 혼란에 빠졌고
'정말 이 사람이 내 친아버지인가?', '살인자를 용서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결국 친자 확인을 위한 DNA 검사가 시행되었고, 윤영수는 친부가 아님이 밝혀집니다.
하지만 윤영수는 DNA 검사로 애런 베이츠와 친자 관계가 아님이 밝혀진 후에도
"그래도 넌 내 아들"이라는 태도를 고수했다고 전해지며
이후 현재까지 윤영수에 대한 추가적인 공식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사형제도가 사실상 폐지된 한국에서는 사형수들이 장기간 복역하는 경우가 많으며
윤영수도 여전히 수감 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시 일부 언론이나 온라인에서 또 다른 사형수인 성낙주와 혼동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입니다.
성낙주는 1994년 서울에서 발생한 모녀 강도살해 사건의 범인으로
사형 판결을 받은 사형수이며 공통 키워드가 겹치는 사건이라
언론이나 커뮤니티에서 윤영수와 성낙주를 혼동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또한 영화가 실화 기반이지만 직접적인 실명 언급을 하지 않았고
시나리오가 각색되며 일부 설정이 바뀌었기 때문에 혼란이 생겼지만
영화 제작 당시 실제로 언급된 인물은 '윤영수'였으며
2007년 한겨레, 경향신문, 연합뉴스 등 주요 언론 보도에서는
모두 윤영수를 영화 속 친부 캐릭터의 실제 인물로 언급했습니다.
영화 '마이 파더'의 제작에 참여한 애런은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입양아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과 가족에 대한 갈망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으며
영화 개봉 후 미국으로 돌아가 평범한 삶을 이어 갔다고 전해지며
입양아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후 그의 현재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된 바가 없습니다.
감동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
영화 '마이 파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극적인 요소를 더하기 위해 일부 설정을 변경했습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제임스 파커가 친부를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사형수 황남철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감정의 변화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피는 물보다 진한가?', '진실보다 중요한 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입양, 친자 관계, 용소, 회개 등 복합적인 감정과 사회적 주제를 한 인물의 여정을 통해 그려냈으며
영화 자체의 흥행보다는 진지한 문제 제기와 사회적 성찰에 초점을 맞춘 영화로
혈연과 용서 그리고 진실에 대한 갈등을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다뤄
입양아의 정체성 탐색과 가족에 대한 갈망을 중심으로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실제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이 자칫 감정에 치우치기 쉬운데
영화 '마이 파더'는 어느 정도 절제하며 연출했고
이 이야기가 실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이 더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건의 피해자 유족들은 영화 제작에 대해 불쾌감을 표했는데
영화 제작사 측이 자신들의 동의 없이 영화를 제작했다며
"잊혀질 만한데 왜 우리 가족의 비극이 세상에 또 알려져야 하냐"고 괴로움을 토로했는데
이러한 논란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제작 시
피해자와 유족의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