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실화를 바탕으로 재현된 공중 납치
감독: 김성한
출연: 하정우, 여진구, 성동일, 채수빈
장르: 범죄, 액션
개봉일: 2024년 6월 21일
러닝타임: 100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1971년 겨울 속초공항
여객기 조종사 태인과 규식은 김포행 비행에 나섭니다.
승무원 옥순의 안내에 따라 탑승 중인 승객들의 분주함도 잠시,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제폭탄이 터지며 기내는 아수라장이 됩니다.
"지금부터 이 비행기 이북 간다"
여객기를 통째로 납치하려는 용대는 조종실을 장악하고 무작정 북으로 기수를 돌리라 협박합니다.
폭발 충격으로 규식은 한쪽 시력을 잃고 이제 여객기를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은 태인 뿐.
이들은 여객기를 무사히 착륙시키기 위한 사투를 시작하는데...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 납치 사건
이 비행에 모두가 목숨을 걸었다!
하늘 위에서 벌어진 가장 치열한 협상극
영화 '하이재킹'은 을 모티브로 제작되었습니다.
1971년 1월 23일 승객 50명과 승무원 5명이 탑승한 대한항공 F27기는
속초공항에서 김포국제공항으로 비행 중 납치범 김상태(당시 22세)가
사제 폭탄을 터뜨리며 조종실을 장악했고 북한으로의 비행을 요구했습니다.
납치 상황이 발생하자 공군은 즉시 F-5 전투기를 출격시켜 납치된 항공기를 추적했고
북한으로의 비행을 저지하기 위해 경고 사격을 실시했습니다.
이러한 신속한 대응은 항공기의 비상 착륙을 유도하고 승객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또한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들은 납치범과 고군분투했는데
이강헌 기장은 기체를 안전하게 착륙시키기 위해 조종을 계속해 승객들의 생명을 구했고
전명세 부기장은 납치범과의 몸싸움 도중 폭발로부터
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해 중상을 입고 숨졌습니다.
납치범 김상태는 승무원들과 보안요원의 기지로 사살되었고,
항공기는 강원도 고성군 초도리 해변에 비상 착륙해 대부분의 승객이 무사히 탈출한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긴박했던 상황과 승무원들의 용기 있는 대응으로
많은 이들의 생명을 구한 사례로 남아있습니다.
'대한항공 F27기 납치 미수 사건'은 '대한항공 YS-11기 납북 사건'에 이어 발생한 것으로
영화에서도 과거의 사건으로 언급됩니다.
1969년 12월 11일 오후 12시 25분 승객 47명과 승무원 4명이 탑승한 대한항공 YS-11기는
강릉공항에서 김포국제공항으로 가기 위해 이륙한 지 약 14분 후,
북한의 고정간첩이자 납치범인 조창희(당시 32세)가 권총으로 승객을 위협하며
조종실로 향했고 조종실을 장악했습니다.
조창희는 북한으로의 비행을 요구했고 이에 따라 항공기는 북한을 향해 비행하게 됩니다.
조창희는 조종사에게 북한 비행장으로 향하라고 강요했으며
북한의 전투기와 연락을 시도해 북한 공군 전투기 2대가 항공기를 유도하여
함경남도 정평군 선덕비행장에 강제 착륙 시킨 사건입니다.
승객들은 북한의 선덕비행장에서 한동안 억류된 후 북한의 군사 시설로 이송되었습니다.
이들은 단기간 동안 북한의 제3군 구역, 선덕 지역 등에 억제되어
교육을 받거나 북한 선전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조창희는 승객들을 불러 모아 신상 정보를 요구하고 북한의 선전 교육을 강요했습니다.
북한은 승객들에게 하루 4시간 이상의 북한의 이데올로기 교육을 실시하며 억류했고
일부 승객은 정신적 충격으로 언어 능력을 상실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사건 발생 다음 날, 조종사 2명이 자진 입북했다고 발표하며
북한 언론에서는 '이 비행기는 조종사의 실수로 북쪽으로 향했다'고 발표해 납치를 부인했으나
한국 정부는 이를 강력히 반박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한국 정부는 북한의 행위를 규탄하고 국제 사회에 호소했으며
유엔과 국제 민간 항공 기구를 통해 비상조치를 취해 해당 비행기의 송환을 촉구했습니다.
또한 즉시 군사 대응을 준비했으나 당시의 기술적 제한과 북한의 전투기 출격으로
신속한 군사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당시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은 피하고자 신중하게 대응했습니다.
이후 판문점을 통한 북한과의 교섭을 시도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승객들의 송환을 하지 않았고
사건 발생 66일 만인 1970년 2월 14일 북한은 판문점을 통해 승객 39명을 송환했으나
조종사 2명, 승무원 2명, 승객 7명 등 총 11명은 여전히 북한에 억류되어 있으며
그들의 생사와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의 귀환을 위한 노력을 계속되고 있으며
이 사건은 한국과 북한 간의 긴장 관계를 더욱 심화시킨 중요한 사건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두 사건 이후 정부는 보안 검색의 허점을 지적하며
속초공항의 보안 담당자 3명을 체포하고 관련 부처의 장관 2명이 사임하는 등의 책임을 물었으며
보안검색 강화, 승객의 익명 및 타인명의 사용 금지,
비행장 직원 사법권 부여, 무장한 항공보안관 탑승 등의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하늘 위에서 펼쳐진 또 하나의 역사적 진실
영화 '하이재킹'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되 납치범 용대의 개인적인 사연과
부기장 태인의 과거를 추가하여 드라마틱한 요소를 강화했습니다.
영화에서 용대는 납북된 형과 어머니의 죽음을 겪은 후
북한에서 영웅이 되기를 꿈꾸며 비행기를 납치하려는 인물로 그려지지만
실제 납치범 김상태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당시 경찰이 고정간첩일 거라는 심증을 갖고 수사했음에도 대공용의점이 드러나지 않았고
맏형이 6.25 전쟁 때 월북한 이후 남은 가족이 월북자 집안으로 차별받으며 가난한 생활을 한 점,
김상태의 고향인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은 해방 이후 38선 이북 지역으로 북한이었다가
전쟁을 거치며 남한으로 편입된 곳인 점 등으로 볼 때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범인이 '대한항공 YS-11기 납북 사건'처럼 여객기를 납치해
새 인생을 살아보려고 한 개인적인 동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납치범의 불우한 가정사를 조명하고 부기장이 승객은 내려놓고 자기랑만 월북하자는 제안에
고민하는 장면을 넣는 등 본질은 착한 사람이라는 설정이지만
한편으로 납치범은 칼과 폭탄으로 사람들을 협박하고 저항하는 사람을 해하는 등
극악무도한 테러범으로도 묘사하고 있습니다.
납치범을 완전한 악인으로도, 순박한 선인으로도 그리지 않으려고 시도했는데
납치범을 완전히 괴물로 만들지는 않는 절묘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영화에서 부기장인 태인은 과거 대한항공 YS-11기 납북 사건 당시
공군 조종사로서 민항기 격추 명령을 거부한 경험이 있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는데
실제 사건에서 부기장 전명세는 납치범과의 몸싸움 중 폭발로 인해 숨졌습니다.
영화는 실제 사건의 긴박함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인물들의 배경과 감정을 추가하여 드라마틱한 요소를 강화했는데
특히, 납치범과 부기장의 과거를 통해 사건에 대한 깊이를 더하려는 시도가 돋보였습니다.
그로 인해 관객에게 몰입감을 제공하지만 이러한 재구성이 실제 사건의 사실성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영화를 감상하실 때 이런 점을 염두에 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