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탄보다 뜨거웠던 그들의 의지, 그리고 잊힌 전쟁
감독: 원신연
출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장르: 시대극, 전쟁
개봉일: 2019년 8월 7일
러닝타임: 134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임무는 단 하나! 달리고 달려, 일본군을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하라!
1919년 3.1운동 이후 봉오동 일대에서 독립군의 무장항쟁이 활발해집니다.
일본은 신식 무기로 무장한 월강추격대를 필두로 독립군 토벌 작전을 시작하고,
독립군은 불리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봉오동 지형을 활용해 유인책을 펼치기로 합니다.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비범한 칼솜씨의 해철과 발 빠른 독립군 1분대장 장하
그리고 해철의 오른팔이자 날쌘 저격수 병구는 일본군의 빗발치는 총탄과 포위망을 뚫고
죽음의 골짜기로 맹렬히 돌진합니다.
계곡과 능선을 넘나들며 귀신같은 움직임과 예측할 수 없는 지략을 펼치는 독립군의 활약에
일본군은 당황하기 시작하는데...
1920년 6월,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에 묻혔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빼앗긴 시대를 살았던 청춘들, 그날의 전장은 지금도 숨 쉰다
이 영화의 모티브인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6일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역사적인 전투입니다.
1910년 한일병합 이후, 조선의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만주와 연해주 등 국외로 망명하여
무장 독립운동을 준비했고 3.1운동 이후 만주와 연해주 일대에 독립운동 세력이 급격히 확산되어
무장 독립운동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여러 독립군 부대가 조직되어 활동했으며,
이들 부대는 일본의 만행에 대한 보복 및 독립을 위한 항전을 준비했습니다.
만주에서는 서로군정서, 대한독립군, 국민회군 등 여러 독립군 부대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고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대한독립군, 최진동의 군무도독부군, 안무의 국민회군
이들 부대가 연합하여 대한북로독군부를 형성하는데
일본은 이러한 독립군의 활동을 억누르기 위해 국경을 넘어 만주 지역까지 군대를 파병하게 됩니다.
1920년 5월 말, 일본군은 만주 지역에서 활동 중인 독립군을 토벌하기 위해
19사단 예하 부대를 파병합니다.
이를 눈치챈 홍범도 장군은 봉오동 지형의 이점을 살려 유인작전을 세웠습니다.
1920년 6월 6일 일본군이 대한독립군과 기타 부대를 소탕하려고 봉오동 일대로 진격합니다.
독립군은 홍범도의 지휘로 일본군은 쓰치다 소좌의 지휘로 전투가 시작되고
독립군은 일부러 일본군을 자극해 봉오동 골짜기로 유인해
일본군이 매복지대로 유인되자 독립군이 일제히 고지대를 선점해 매복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6월 7일 매복에 빠진 일본군은 좁고 험준한 골짜기에서 사방으로부터 공격을 받았고
3시간 이상의 격전 끝에 일본군은 대패해 다수의 사상자를 내고 철수합니다.
일본군은 약 157명이 사망했고 부상자는 다수
독립군은 전사자 4~10명, 부상자 20명 정도의 소수의 피해로 대승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일본 정규군이 패배한 최초의 대규모 전투 중 하나로
독립군의 무장 역량 과시와 이후 독립군의 사기가 크게 고무되는 것에 영향을 준 전투입니다.
이 승리는 국내외 언론에 보도되어 일제의 만행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고
한국 민중에게도 큰 희망을 주었습니다.
일본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더 강력한 탄압을 계획하는데
독립군은 봉오동 전투에서의 승리를 발판으로 약 4개월 후의 청산리 대첩에서도 큰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국제사회에 조선의 독립 의지를 강하게 알리는 계기가 된 이 전투는
한국 독립운동사의 상징적인 승리로 평가되고 있으며
홍범도 장군은 이 전투로 인해 독립군의 상징적인 영웅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후 홍범도 장군은 카자흐스탄에서 숨진 뒤
2021년에 유해가 대한민국으로 봉환되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었습니다.
함성은 들판에 남고 우리는 그들을 기억한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1920년 실제로 벌어진 봉오동 전투를 바탕으로 한 역사 영화로
허구적 요소를 가미해 극적인 서사와 인물 중심의 전개를 보여주지만
실제 사건의 전개와 기본 구조는 비교적 충실하게 반영했습니다.
실제 봉오동 전투에서 주요 지휘관이었던 홍범도 장군, 최진동, 안무 등은
황해철(유해진), 이장하(류준열) 등 허구의 인물로 바뀌었고
다소 과장된 전투 장면과 대결구도를 표현하여 극적인 서사를 연출했습니다.
또한 일본군의 악랄함이 극대화되어 표현되었는데 이는 영화적 장치로 볼 수 있습니다.
허구가 많고 특정 장면에서 감정선을 과하게 끌어올리는 연출들이 느껴지지만
봉오동의 지형을 이용한 매복 작전, 독립군의 수적 열세를 전략으로 극복한 전투 방식
그리고 일본군이 만주로 들어와 독립군을 토벌하려 했던 역사적 흐름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으며 '왜 싸워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단순한 전쟁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허구와 사실이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진짜 역사적 의미를 알고 본다면
감동과 이해가 훨씬 더 많이 느껴질 수 있는 작품이었고
단지 감상에서 그치지 않고 독립군의 전투와 희생에 대해서 더 깊이 탐구해 보는 계기가 된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