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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가족을 향한 오랜 여정

by hanulzzinggu 2025.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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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소중한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감독: 방은진

출연: 전도연, 고수

장르: 드라마

개봉일: 2013년 12월 11일

러닝타임: 130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저는...집으로 가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남편과 딸이 세상 전부인 평범한 아내.

여권에 처음 도장이 찍히던 날, 그녀는 프랑스에서 마약범으로 몰려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22시간, 대서양 건너 12,400m 지구 반대편 프랑스 외딴섬 마르티니크 교도소.

말도 한마디 통하지 않는 낯선 곳...그녀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제발.. 제 아내를 돌려 보내주세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세상 전부인 평범한 남편.

그는 친구의 배신으로 집과 어렵사리 마련한 가게 그리고 아내마저 잃었습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가이아나에서 프랑스로 원석을 운반한 아내. 그러나 그것은 마약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22시간, 대서향 건너 12,400m 지구 반대편 프랑스 외딴섬 마르티니크 교도소.

지도에서도 찾기 힘든 머나먼 곳... 그는 아내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가족을 향한 간절한 귀향이야기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장미정 사건'은 2004년 프랑스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서

마약 운반 혐의로 체포된 한국인 장미정 씨의 이야기입니다.

남편의 사업 실패 후 빚더미에 올라 생활고에 시달리던 장미정 씨 부부는

남편의 지인을 통해 '해외에서 물건을 운반해 오면 돈을 준다'는 제안을 받습니다.

장미정 씨는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만 듣고 남편 대신 심부름을 가게 되는데

콜롬비아에서 짐가방 하나를 건네받아 파리로 이동하던 중,

프랑스 공항 세관에서 가방 속에 다량의 마약이 발견되어 마약 운반 혐의로 즉각 체포됩니다.

체포된 장미정 씨는 마약이 들어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으나

언어장벽, 외국 생활 경험 없음, 법적 조력 부재로 인해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프랑스 현지 교도소에 1년 6개월 동안 수감됩니다.

남편과 가족들은 장미정 씨의 무죄를 믿고 외교부, 대사관에 여러 번 도움을 요청했지만

한국 외교 당국의 대응은 매우 느렸고 소극적이었습니다.

결국 언론 보도를 통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관심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프랑스 검찰은 장미정 씨가 고의성이 없음을 인정하고 석방을 결정했습니다.

장미정 씨는 구속 1년 6개월 만인 2006년, 무죄로 풀려나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무지와 생활고, 그리고 무심한 시스템이 한 사람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이 사건은

재외국민 보호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냈는데

특히 해외에서 체포된 국민에 대한 적극적 변호 지원 부재에 대한 문제점을 알렸습니다.

이후 외교부의 재외국민 보호 업무가 조금 강화되었지만 여전히  초동 대응이 미흡하다는 비판은 남아있습니다.

모르는 사이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는 공포를 알게 해 줬으며

한국 외교 시스템의 허술함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관심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입니다.

억울함 속에서도 꺾이지 않은 희망

영화 '집으로 가는 길'은 실제 사건을 상당히 사실적으로 재구성했지만

실제 사건에서 초기에 소극적이었으나 점차 적극적으로 구조활동을 했던 남편을

초반부터 아내를 적극적으로 구조하려 활약하는 모습으로 부각시키거나,

감정선을 드라마틱하게 조정한 부분도 있습니다.

 일부에서 영화가 장미정 씨를 미화한다는 비판이 있는데,

영화 도입부에 나온 "집에 돌아가고 싶어요"라는 대사는

피고인 최후 진술 기회가 주어진 송정연이 먼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다만 그에 대한 죗값은 충분히 치렀으니 이제 그만 집에 보내 달라는 애원이었습니다.

또한 후에 장미정 씨의 수기에서도 본인의 죄를 명백히 인정한다고 서술했기에 

한 인물을 미화하기 위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한국 대사관이나 외교부의 소극적 대응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강하게 다뤘는데

특히 초점이 맞춰진 것은 변호인의 조력은커녕 판사, 검사, 교정직 공무원들과

기본적인 의사소통조차 되지 않아 실제 지은 죄에 비해 과중한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한

 재외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이나 보호에 태만한 외교통상부 공무원들에 대한 비판입니다.

전개가 사실에 충실하다 보니 전형적인 스릴러처럼 빠른 전개나 반전이 없어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현실 기반 스토리를 바탕으로 억울하고 무력한 개인이 국가라는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어떻게 짓밟히는지를 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러워

보는 사람이 스스로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게 만드는 구조가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억울함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느끼는 분노와 무력감,

그리고 끝끝내 포기하지 않는 희망이 가져다주는 결과까지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쓴 한 개인과 가족의 고통을 세밀하게 그려낸 '집으로 가는 길'은

배우 전도연의 절제된 명연기와 사회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재외국민 보호, 외교부의 역할, 그리고 국가와 개인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고

해외에 있는 국민도 국가가 끝까지 보호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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