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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진 화살, 실화보다 더한 법정 드라마

by hanulzzinggu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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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 선 한 교수의 외로운 싸움

감독: 정지영

출연: 안성기, 박원상, 나영희, 김지호, 신종훈

장르: 드라마, 법정

개봉일: 2012년 1월 18일

러닝타임: 110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이 남자의 분노에 주목하라!"

대학 입시시험에 출제된 수학문제 오류를 지적한 뒤 부당하게 해고된 김경호 교수.

교수지위 확인소송에 패소하고 항소심마저 정당한 사유 없이 기각되자,

담당판사를 찾아가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며 석궁으로 위협하기에 이릅니다.

격렬한 몸싸움, 담당판사의 피 묻은 셔츠, 복부 2cm의 자상, 부러진 화살을 수거했다는 증언

 곧이어 사건의 파장은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사법부는 김경호의 행위를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테러'로 규정,

피의자를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합니다.

그러나 피의자 김경호가 실제로 화살을 쏜 일이 없다며 결백을 주장하면서,

속전속결로 진행된 것 같았던 재판은 난항을 거듭합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법정, 엇갈리는 진술. 결정적인 증거 '부러진 화살'은 행방이 묘연한데...

비타협 원칙을 고수하며 재판장에게도

독설을 서슴지 않는 김경호의 불같은 성격에 변호사들은 하나둘씩 변론을 포기하지만,

마지막으로 선임된 자칭 '양아치 변호사' 박준의 등장으로 재판은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데...

상식 없는 세상에 원칙으로 맞서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부러진 화살의 진실은...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건 '판사 석궁 테러 사건'이 일어난 배경은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교수였던 김명호 교수가 2005년에 재임용에서 탈락해

대학과 법적 분쟁을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김 교수는 대학 측의 재임용 절차가 불공정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체로 소송에서 패소합니다.

그 후 김 교수는 명예훼손소송을 통해 사법부에 대한 불만을 키우게 되는데

특히 판사들의 판결을 불공정하다고 비난하면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김 교수는 2007년 1월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부 부장판사 사무실에 침입하여

석궁을 발사해 박 부장판사의 복부에 약 3cm 깊이의 부상을 입혔고

김 교수는 현장에서 즉시 체포되었습니다.

사건 당시 김 교수는 자신의 공격이 과격한 방식으로 판결에 반발한 것이라며

'겁을 주기 위해 석궁을 사용했다'는 주장을 했지만

재판부는 석궁 발사는 의도적인 행동이며 사람이 맞으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구조인 데다

김 교수가 판사의 복부를 조준했고

날카로운 화살을 장전한 상태로 간 점에서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합니다.

1심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도 1심의 판결이 유지되었으며

대법원에서도 원심이 확정이 되었습니다.

김 교수는 법정에서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사법부의 불공정함을 주장했는데

특히 판사들이 자신의 소송을 불공정하게 처리했다고 비난하며

재판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을 계속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폭력 사건이 아니라 법의 권위와 사법부에 대한 도전으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킴과 동시에 법과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었고

사법 불신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당시 주류 언론들은 대부분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고 판사를 공격한 전직 교수의 충격적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고

김명호 교수는 공권력에 도전한 위험인물로 묘사했습니다.

반면 진보 매체 및 대안 언론들은 '왜 한 교수가 이토록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가'라는

문제 제기 중심으로 보도를 했고 재임용 문제의 절차적 부당성, 재판의 공정성 등을 강조하며

석궁 사건이 벌어지기까지의 맥락에 더 주목했습니다.

당시의 여론 또한 양분화되었는데

보수적 시각에서는 법을 무시한 폭력이고 이런 식이면 사회가 무너진다라는 반응이 다수였으며

법에 불만이 있다면 소송으로 해결해야지 폭력은 절대 안 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반면 진보적 시각에서는 사법부도 절대 공정하지 않고 법 앞에 무력해진 개인의 비극이다

왜 그가 그런 선택을 했는지 성찰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는데

특히 2012년 영화 '부러진 화살' 개봉 이후 여론이 김명호 교수에 대한 동정 여론에 영향을 크게 주었습니다.

부러진 화살이 남긴 질문

영화 '부러진 화살'은 김 교수의 주장을 영화적으로 풀어내며 사법부의 불공정성을 다뤘습니다.

주된 포커스는 석궁 사건보다 그 이후의 법정 공방이었고

재판의 부당함, 증거 왜곡, 언론 플레이, 사법부의 권위주의 등을 날카롭게 비판했는데

김 교수의 주장을 바탕으로 전개하다 보니 실제 사건과 내용 차이가 있었습니다.

극 중 인물은 억울한 정의의 화신처럼 보이고 재판부는 고압적이며 비논리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영화에서는 김 교수가 화살을 쏘지 않고 위협만 했다고 나오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발사를 해 판사의 복부를 관통해 응급수술을 했고

또한 영화에서 판사와 검찰이 석궁을 일부러 조작하거나 증거 사진을 왜곡했다는 암시가 나오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석궁의 상태, 각도, 발사체, 피격 부위 모두 과학적 분석에 의해 정리되어

조작 정황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김명호 교수는 법정 안팎에서 수년간 강한 폭언과 극단적 언행을 반복했고

판사에게 석궁을 실제 발사하여 복부를 관통하는 상해를 입힌 사실은 분명합니다.

재판은 공개 절차를 따라 진행되었고 판결문도 비교적 상세하게 근거를 밝히고 있습니다.

영화 속 김 교수와는 달리 실제 김 교수는 피해자의 생명이나 안전에 대한 고려 없이 행동했고

반성의 태도도 없었습니다.

영화를 본 뒤 실제 사건에 대해 조사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이야기만 듣고 공분하고 있던 건 아닐까?

김명호 교수의 분노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분노가 결국 살상 무기 사용으로 이어졌을 때 사회는 그를 영웅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영화는 정의가 실현되지 않으면 누군가는 총을 들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공정하지 않은 시스템에 대한 저항도

공동체의 규칙 아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와 실제 사건을 파고들면서 느낀 것은

어느 한쪽의 주장만 듣고는 결코 진실에 다가설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영화는 영화대로 중요한 질문을 던졌고 현실은 현실대로 복잡한 문제들을 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법조계는 재판의 투명성 요구 증가로

일부 재판에 녹음, 영상 기록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증가했으며

사법 불신이 고조되어 '법원도 잘못할 수 있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학계는 '대학의 재임용 제도의 불투명성' 문제 제기의 계기가 되었고

비정년 트랙 교수들의 고용 안정성 문제가 재조명되었습니다.

미디어는 이 영화 '부러진 화살' 이후로 다큐나 영화에서 권력기관에 대한 비판이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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