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바다에 속지 마라
감독: 윤제균
출연: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장르: 재난, 드라마
개봉일: 2009년 7월 22일
러닝타임: 120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2004년 역사상 유례없는 최대의 사상자를 내며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인도네시아 쓰나미.
당시 인도양에 원양어선을 타고 나갔던 해운대 토박이 만식은 예기치 못한 쓰나미에 휩쓸리게 되고
단 한 순간의 실수로 그가 믿고 의지했던 연희 아버지를 잃고 맙니다.
이 사고 때문에 그는 연희를 좋아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숨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만식은 오랫동안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로 결심하고
연희를 위해 멋진 프로포즈를 준비합니다.
한편 국제해양연구소의 지질학자 김휘 박사는
대마도와 해운대를 둘러싼 동해의 상황이
5년 전 발생했던 인도네시아 쓰나미와 흡사하다는 엄청난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는 대한민국도 쓰나미에 안전하지 않다고 수차례 강조하지만
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재난 방재청은 지질학적 통계적으로
쓰나미가 한반도를 덮칠 확률은 없다고 단언합니다.
그 순간에도 바다의 상황은 시시각각 변해가고,
마침내 김휘 박사의 주장대로 일본 대마도가 내려앉으면서 초대형 쓰나미가 생성됩니다.
한여름 더위를 식히고 있는 수백만의 휴가철 인파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부산 시민들,
그리고 이제 막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만식과 연희를 향해
100m 높이의 초대형 쓰나미가 시속 800km의 빠른 속도로 밀려오는데...
가장 행복한 순간 닥쳐온 엄청난 시련, 남은 시간은 단 10분!
그들은 가장 소중한 것을 지켜내야만 합니다.
파도는 경고했고 우리는 무시했다
영화의 초반부에 연희가 아버지를 잃게 된 자연재해 '인도네시아 쓰나미'는
2004년 12월 26일 진앙지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서쪽 해역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9.1~9.3으로 역사상 세 번째로 큰 지진을 원인으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태국, 스리랑카, 인도, 아프리카 동부 해안까지 덮친 쓰나미입니다.
이 쓰나미는 최대 30m 파고로 덮쳤으며 경보 체계가 전무했던 당시 상황으로 인해
주민들의 대피를 실패했고 사망자 약 23만~ 28만 명으로 추정되는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사망자 중 약 17만 명이 인도네시아 아체 주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쓰나미로 인해 전 세계는 큰 충격과 함께 쓰나미 조기 경보 시스템의 필요성이 강조됐습니다.
UN 및 각국이 인도양 경보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고
인도네시아 아체 주는 이후 장기적인 재건 사업을 시행합니다.
2018년 9월 28일 술라웨시 섬 중부 팔루 지역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지진 발생 후 단 10분 만에 높이 약 6m의 쓰나미가 빠르게 도심 지역을 침수시켰습니다.
액상화 현상으로 땅이 물처럼 흘러 건물과 사람들이 땅속으로 꺼지는 기괴한 피해가 발생했고
약 4300여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었으며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현장에는 경보 시스템이 있었지만 정확히 작동하지 않았고
쓰나미 경보 해제 후에 오히려 대규모 파고가 덮쳐 경보 체계에 대한 불신이 커지게 됩니다.
2018년 12월 22일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섬의 일부가 무너지면서
해저 산사태가 발생해 쓰나미를 유발시켰고
파고 약 2~5m의 쓰나미가 수마트라섬과 자바섬 사이의 순다 해협을 덮쳤습니다.
지진 없이 발생한 쓰나미로 경보 체계가 작동되지 않았고
야간에 발생하면서 대피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또한 연말 연휴 기간이어서 해안가 콘서트 현장을 직격 했는데
결국 총사망자는 약 430여 명이며 수천 명의 부상자가 나왔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지질학적인 이유로 불의 고리 즉, 4개의 주요 지각판이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서
지진, 화산활동, 해저 산사태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대부분의 쓰나미가 해저 지진이나 화산 폭발로 발생한다고 합니다.
해운대, 재난은 준비되지 않았다
영화 '해운대'는 한국 영화 최초로 '쓰나미'를 본격적으로 다룬 재난 영화입니다.
영화 속 해운대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거대한 파도는 모두를 집어삼킵니다.
CG일 뿐이지만 영화를 보면서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묘한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설마 한국에서 저런 일이 진짜 벌어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올랐고
영화에도 배경으로 나왔던 인도네시아의 쓰나미를 조사하면서
자연재해 쓰나미에 대해 더 찾다 보니 한국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일본의 쓰나미 피해도 알게 됐습니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혼슈 동북부 미야기현 앞바다 해역에서
일본 관측 역사상 최대의 지진 규모인 M9.0으로 해구형 거대지진이 판 경계에서 발생했습니다.
지진 발생 약 30분 후 동북 해안선을 따라 쓰나미가 덮쳤고
최대 높이는 40.5m 달하는 거대한 쓰나미였습니다.
이 쓰나미로 약 15900명의 사망자가 발생 약 2500명의 실종자,
부상자는 약 6000명의 인명 피해가 있었고
완전 붕괴된 주택만 12만 채 이상 반파는 수십만 채로 경제적인 피해는 약 360조 원 이상이었으며
약 45만 명 이상의 이재민들은 일시적으로 대피소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또한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 제 1원전이 침수되면서 냉각 시스템이 붕괴되었고
원자로 폭발 사고가 발생해 방사능이 대량 유출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쓰나미의 2차 재앙이었습니다.
이 사고로 주민들은 대피했고 농수산물은 수출이 금지되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공포를 일으켰습니다.
후쿠시마현 인근 지역은 현재도 일부 귀환이 불가하다고 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지진 방재국가였던 일본은
규모 9.0과 10m이상의 상상밖의 재난으로 기존 방파제와 경보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냈고
이후 해안 방파제를 대폭 강화, 고지대 대피소 설치,
학교 및 주민 훈련 강화 등 방재 시스템의 재점검을 실시했습니다.
이 도호쿠 대지진 쓰나미 사건은 일본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 중 하나이며
세계적으로도 피해 규모가 손꼽히는 대참사입니다.
인간이 자연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오만한 생각이며
쓰나미 경보는 있었지만 사람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
재난은 끝난 후에 진짜 시작된다는 것을 방사능 사고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다행히 판 경계에서 벗어난 내륙 중심의 국가라
대규모 지진이나 쓰나미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절대 없다고는 단정 지을 수 없는데
2016년 경주 그리고 2017년 포항 지진은 규모는 작았지만 시민들의 불안을 키우기에 충분했고
동해안 일대는 일본 쓰나미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지역입니다.
영화의 배경인 해운대도 실제 지질학적으로 위험 요소가 없는 곳은 아닙니다.
인도네시아도 일본도 방심했고 그 대가는 상상 이상의 비극이었습니다.
자연은 예고 없이 닥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실에 대비하는 것입니다.
재난 매뉴얼을 숙지하고 지역 재난 문자를 체크하면서 방재 의식을 강화하는
작고 현실적인 준비들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진짜 재난 대비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