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사명감은 감히 짐작할 수 없는 것
감독: 곽경택
출연: 주원, 곽도원, 유재명, 이유영, 김민재, 오대환, 이준혁
개봉일: 2024년 12월 4일
장르: 드라마, 재난
러닝타임: 106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넷플릭스공개일: 2025년 4월 3일
살리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하루하루가 마지막 현장인 소방관 팀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로 의기투합합니다.
어느 날, 다급하게 119 신고 전화로 홍제동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긴급 상황이 접수되자 팀원들은 위기를 직감하는데...
누군가의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 이름 <소방관>
2001년 가장 빛났던 그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겠습니다.
2001년 실제 일어난 '홍제동 방화사건' 모티브
2001년 3월 4일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제동의 다가구 주택에서 집주인의 아들 최 씨(당시 32세)의 방화로
소방관 6명이 순직하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오전 3시 47분 화재 신고가 최초로 접수된 후 가장 가까운 서울서부소방서(현 은평소방서)를 비롯
인근 소방서의 소방차 20여 대와 소방관 46명이 출동했으나
골목에 불법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소방관들은 현장으로부터 150m 떨어진 곳에서부터 소방호스를 끌고 뛰어 진화를 시작했습니다.
오전 3시 59분 연희소대가 현장 근처에 도착했지만 마찬가지로 골목길에 주차된 차들에 의해 접근이 어렵자
15m 남짓 소방호스 12개를 이어 붙여 가까스로 진화 작업에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며
진화 시작 5분여 만에 집주인 및 세입자 가족 등 7명을 무사히 대피시켰습니다.
그때 집주인 선 씨가 자신의 아들이 안에 있다고 주장했고
이미 화마로 뒤덮인 2층집으로 먼저 '구조 1조'의 소방관 3명이 진입했으나
아들 최 씨는 발견되지 않았고 그렇게 1차 수색이 종료되었습니다.
그런데 집주인 선 씨가 항의했고 결국 소방관 10명이 당시 방화복이 아닌 방수복(비옷)을 입었음에도
'구조 대상자가 있다'는 말 한마디에 바로 주택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구조 대상자를 찾기 위해 건물로 들어간 오전 4시 17분,
노후된 건물이 화력을 견디지 못하고 큰 폭발음과 함께 2층 주택 전체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맙니다.
소방관 10명이 무너진 건물 속에 그대로 매몰되었으며 인근에 있던 소방관 3명도 날아온 파편에 맞아 쓰러집니다.
건물이 붕괴된 직후인 오전 4시 18분 다른 화재신고 장소에 갔다가 뒤늦게 도착한 녹번 1소대와
이후 출동한 시내 11개 소방서에서 도착한 구조대원 200여 명은 소방호스 대신에 삽과 망치를 들고 필사적인 구조 작업을 벌여 3명의 소방관을 구조했고, 나머지 6명은 끝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습니다.
오전 7시 57분 매몰된 마지막 대원이 들것에 실려 나왔으며 오전 9시 28분 집주인 아들 최 씨가 불길이 치솟기 전 현장을 빠져나갔다는 소식을 듣고 구조 수색작업을 종료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당시에 소방관들에 대한 열악한 처우가 알려졌고 이때부터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24시간 맞교대로 격일 근무였지만 참사 후 3교대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기존에는 방화복 대신 방수복인 비옷을 입었지만 방화복으로 교체,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줬습니다.
사회적으로 PTSD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으며 가장 큰 변화로는
의무소방대가 창설되는 계기가 마련됐지만 2023년 폐지되었습니다.
2001년 7월에 종전 청록색 기동복, 하늘색 구급복, 주황색 구조복이 시인성 문제가 거론되어
소방의 시그니처 컬러인 주황색 기동복(남색옷깃)으로 통합되었습니다.
값진 희생에 대하여
2024년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에는 보지 않았지만 2025년 넷플릭스에 공개된 것을 알게 되어
'소방관'이라는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2001년 '홍제동 방화사건'은 진작에 알고 있던 사건이어서
영화로 어떻게 표현했을지를 중점으로 보았습니다.
스토리 특성상 한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평면적인 인물 캐릭터성과 서사,
초반부에 보여주는 복선들이 너무 뻔한 결말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주연이었던 배우들 중에서 곽도원의 연기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안타까운 상황 그리고 복잡한 심리 상태를 가장 잘 연기해 낸 배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짧은 러닝타임 때문인지 아니면 제가 실제 사건을 알고 있던 탓인지
스토리 전개가 디테일했던 초중반에 비해 화재 사건이 발생한 뒤에 소방관들의 상황이나 방화자가 도주한 뒤의 체포과정, 그 당시의 사건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좀 더 보여주지 않았던 게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습니다.
하지만 긴박한 화재현장 묘사가 상당히 리얼해서 영상미가 뛰어났고
순직한 소방관에 대한 헌사는 충분히 와닿게 표현되었다고 느꼈습니다.